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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주와 나나미는 남매/게토와 드림주는 선후배 관계며 게토가 드림주를

관심있어 한다는 설정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얼마 전에 끝난 장마의 습기를 머금은 탓에 공기마저 무겁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그는 주구를 손에 쥔 체로 몸을 움직인다. 오전에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복도 한가운데서 잠이 들어 제 동생에게 업혀갈 정도면 그만큼 몸이 피곤하다는 건데 어째서인지 그는 몸을 쉬지 않고 움직인다.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몸에서 땀이 흐르고 그에 따라 볕을 받은 피부는 반짝인다. 땅으로 떨어지는 땀이 점점 늘어날 때쯤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행동을 멈추고 돌아본다.

 

   “켄토. 아. 잠깐만.”

 

   제게 다가오는 동생을 보자 한 발짝 물러나면서 입고 있는 티를 들어 땀을 닦아낸다. 그런 행동에 나나미의 움직임이 멈춘다.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려는 배를 입고 있는 옷의 끝부분을 한 손으로 잡아 내린 뒤 주변을 둘러본다. 대부분은 신경도 안 쓰지만 몇 명과는 시선이 마주치고 본 건지 안 본건진 몰라도 나나미의 시선을 획 피해버린다. 자신의 행동 때문임에도 모르고 무슨 일 있냐는 말에 나나미는 숨을 내쉬며 별일이 아니라며 수건을 건네준다. 그제야 수건을 받아들고 땀을 제대로 닦는다.

 

   “혼자 온 거야? 유우는?”

   “음료수 사 온다고… 저기 오네요.”

   “나나미 선배! 나나미!”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려고. 천천히 와도 되는데.”

   하이바라의 목소리가 시선을 집중 시켰고 그는 그런 하이바라가 귀여운지 가까이 다가와 음료수를 건네는 하이바라에게 고맙다며 꼭 안아준 뒤 떨어지고 나서야 음료수를 받아든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사이가 좋네라는 동료들의 마음속 평가를 받은 뒤 각자 활동을 하면서 점점 셋은 잊혀만간다. 물론 지금까지 지켜보는 한사람 빼고는.

   “얼굴 뚫어지겠다.”

   “뭐가.”

   “아닌척하기는. 그나저나 선배한테 음료수 준다고 하더니 왜 그냥 왔어?”

   “준거 맞아. 저거 내가 사준 거거든.”

   게토의 말에 같이 있던 두 사람이 짧게 웃음을 참아내는가 싶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웃음소리를 들으니 둘의 웃는 모습을 보다 다시 흘깃 시선이 한곳을 바라본다. 그 잠깐 사이에 하이바라에게 들었는지 제 쪽을 바라보는 그가 저를 향해 손을 들어 흔들고 있었다. 눈 밑엔 진하게 다크서클이 내려왔음에도 그 웃는 얼굴이 반짝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조금 전 음료수를 사러 간 게토는 음료 자판기 앞에 서서 뭘 마실까 고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것도 있긴 하지만 주고 싶은 사람이 있었기에. 그가 무엇을 마실까 탄산이 들어간 게 좋을까 하지만 평소 그가 차를 좋아하는 걸 생각하면 시원한 차로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걸 직접 전해주기엔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일방적으로 자신만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상대방에겐 그냥 동생 같은 후배일 뿐이고. 본인이야 후배가 주는 거니 고맙다며 받겠지만… 잠깐 고민을 하며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있었다. 큰 발소리와 함께 저를 보며 인사하는 후배를 보는 순간 게토의 고민은 한순간에 물건을 통째로 박스 안에 집어넣듯 정리가 되었다.

   “와 치사하다. 선배만 음료수 마시는 거야?”

   바로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게토는 잠깐 과거로 떠났던 정신을 현실로 되돌린다. 멀리 있었던 거 같은데 어느새 제 옆에 있는 고죠와 대화를 하고 있는 그를 발견한다. 동생과의 대화가 끝난지 한참 된 건지 이에이리가 허리를 꾹 찌르는 느낌이 이제야 들어 게토는 그만하라며 손가락을 떼어낸다. 잠깐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흐른 모양이었다. 나나미와 하이바라는 시선이 닿기에 애매할 정도로 멀리 있었다. 페트병이 구겨지는 소리에 고개가 다시 돌아간다.

   “사토루 너도 마실래?”

   자신이 준 음료수가 그의 손에서 고죠 손으로 넘어가려다 뒤로 빠진다. 고민을 하는듯한 행동에 고죠가 다시 손을 내밀어 가져가려 했지만 그럴수록 더 뒤로 뺀다. 저를 흘깃 보는 그의 행동에 먼저 알아차린 이에이리가 작게 소리 내어 웃는다.

 

   “이건 스구루가 준거라… 대신 내가 새로 사줄게. 지금 갈래?”

   “왜요? 그냥 그걸로 주면 되지. 스구루 괜찮지?”

   “안돼. 스구루가 나한테 처음으로 사준 음료수란 말이야. 가자. 새로, 시원한 걸로 사 줄 테니까. 쇼코는 뭐 마실래?”

   “저도 같이 가서 고를래요.”

   “그래. 그럼 다 같이 가자. 스구루도 사줄게.”

   고죠가 투덜거리며 그의 뒤로 가 업히다시피 몸을 걸치는 행동하자 그가 땀 냄새날 텐데 하고 웃으면서 이어 달래는 어투로 고죠에게 답하며 이에이리의 손을 잡고 음료 자판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간다. 조금씩 멀어지는 거리에 게토가 가만히 있자 그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본다. 게토가 한 손으로 제 입을 가리고 있자 왜 그런가 싶어 다시 한번 게토를 부른다. 생각을 마친 것인지 게토가 천천히 입에서 손을 떼며 알겠다고 대답한 뒤, 따라 걷자 그는 다시 몸을 돌려 걷고 양쪽에서 따라걷던 두 사람은 게토와 그를 번갈아가며 보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웃을지 참을지 그 미묘한 경계의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더 붙어온다.

 

   “왜 그래?”

   “그냥 좋아서요.”

   “나도 정말 좋아. 쇼코도 사토루도 그리고…”

   잠깐이지만 게토에게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느리지만 그만큼 자세히 저를 향해 돌아보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돌아본 상태가 이미 눈이 반쯤 가늘게 휘어졌고 점점 눈동자는 눈꺼풀 안으로 사라졌다 서서히 드러낸다. 이 짧은 순간이 느리게 느끼는 건 혹시나 술식에 걸린 걸까 아니면 내리쬐는 햇볕과 끝난지 얼마 안된 장마의 습기가 더위를 먹게 한 걸까.

   “스구루 너도.”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이유가 아니라면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게토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 주먹을 꽉 쥐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저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한 게토를 보며 그가 남은 한 손을 내밀었다. 양쪽에 서있던 이에이리와 고죠가 저를 보며 웃음을 겨우 참고 있는 걸 알면서도 발은 좀 더 빠르게 앞으로 걸어 제게 내밀어진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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