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림주와 나나미는 남매관계며 고죠가 드림주에게 관심있어 한다는 설정이 본 내용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여름은 그랬다. 가만히만 있어도 짜증이 나는 계절. 그 탓인지 눈앞에 있던 주령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나나미는 걸음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제 누나의 팔을 잡아당겼다. 앞으로 가던 중 갑자기 옆으로 끌려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쇼윈도를 가리키며 말을 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나나미를 따른다. 어릴 적부터 이런 어색한 행동에도 그는 제 동생의 행동엔 이유가 있어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을 하며 따라줬다. 주령의 시선이 둘을 향했다가 그 뒤의 행동을 보고선 다른 곳으로 움직이자 나나미는 제 누나가 알지 못하게 숨을 내쉰다.
저런 게 보이기 시작한 건 어릴 적부터였고 본인 외에 가족들에겐 보이지 않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특히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제 누나에게 이걸 말했다간 분명 안고 돌게 뻔했기에 말하지 않았다. 지금 이대로 선을 유지하며 지내는 게 서로에게 나쁘지 않기에.
“켄토, 저 셔츠 켄토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어때?”
“저번에도 사주신 거 잘 입고 있습니다.”
약간의 아쉬운 얼굴을 하다 바로 다른 곳으로 가자고 제 손을 잡아왔다. 어릴 때만 해도 분명 저보다 큰 손이었는데. 물론 키도 컸었고. 올려다보며 뒤따랐던 어릴 적의 제 누나를 떠올렸다. 지금은 제 옆을 보니 머리 하나 차이가 날 정도로 본인이 컸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리저리 그가 원하는 곳으로 끌려다니는 건 동생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함께 공유하려는 어릴 적 모습과 같아 한결같은 사람이구나 하고 느끼게 해준다.
“…토. 켄토!”
“아.”
저도 모르게 뱉은 대답에 걱정하는 얼굴은 빠르게 제 앞을 가로막았다. 그래봤자 나나미의 시선엔 머리끝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시선을 살짝 아래로 숙이자… 역시나. 걱정하는 얼굴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이렇게 시간을 내기 위해 무리를 했다는 알고 있을 터. 자신 때문에 그런 거겠지 싶은 마음에 듣지 못한 질문에 사과도 대답을 한다. 피곤하거나 아픈 건 아니라고. 그저 잠깐 덥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뿐이라고. 이어 말하면서. 그제야 조금은 편해진 얼굴이 앞에 나타났다. 제 동생이 못 들었다니 다시 한번 질문을 해왔다. 차라리 듣지 말걸. 후회하면서.
“얼마 전에 고죠씨를 만났거든. 그때 도움을 받아 답례를 하고 싶은데 뭘 선물하면 좋을까 싶어서.”
“그 인간… 답례라니.”
“응. 혹시 알고 있나 해서… 아. 모르면 그냥 남자들에게 줄만한 걸로 추천만이라도…”
“무슨 일 있었습니까?”
“그… 큰일은 아니었는데 그냥…”
걱정을 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항상 자신은 그 대상에 포함이 되어있었다. 차라리 알고 있는 게 마음이 편했다. 가족인데 어째서 무슨 일이 있었고를 그에 대한 일에 대해 얘길 해주질 않는 걸까… 라고 바로 입을 열지 않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걱정하는 게 싫어서 가족에게 말하지 않았고 그 대상에 가족을 제일 먼저 포함시키는 건. 순간 올랐던 열을 급히 가라앉혔다. 제 누나가 말한 상대가 자신에게 얘길 하지 않은 거라면 그렇게 큰일이 아니기도 했을거다. 그저 고죠 사토루, 그라면 분명 어떤 이유에서라도 자신에게 얘기를 했을 텐데 어째서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걸까. 제 누나와 그 자신이 만난 것을.
“큰일이 아니었다면 저기서 파는 디저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고마워. 잠깐 사 올게. 더우면 저쪽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어.”
일단 내리쬐는 햇볕을 가만히 맞고만 있을 생각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가리킨 곳으로 걸어가 벤치에 앉았다. 열에 의해 달궈진 벤치지만 그나마 햇볕 아래에 있는 벤치보단 덜 뜨거운 편일 거다. 주문을 하러 가는 뒷모습을 보며 잠깐 스마트폰을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스마트폰을 쥔 순간 손끝에서 느껴지는 다른 감촉에 스마트폰과 함께 잡아 꺼낸다. 분명 저번과 비슷하게 함께 가도 되겠냐는 말을 거절한 탓에 이러는 거겠지. 유치한 장난이라 버리려 했지만 순간 손에 있던 쪽지는 내용을 궁금해하던 목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차라리 서있었다면 다가오는 손을 쉽게 피했을 텐데. 왜 앉아 있었던 걸까. 흐르는 땀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세상에… 켄토 이게 뭐야…….”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급히 쪽지를 빼앗아 바로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버리지만 이미 화가 서린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쓰레기통을 쳐다보다 다가가려기에 손을 들어 가로 막아 정말 별일이 아니라며 말을 덧붙어야 했다. 그냥 넘어가 주면 좋으려만 얼굴을 보니 제 말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게 보인다.
“아무리 장난이라 해도 그렇지. 저런… 혹시 상사가 그런 거라 말 못 하겠으면 누나가 대신 말해줘?”
그 사람이 바로 조금 전까지 고마워서 답례를 하겠다는 사람이라고 말을 해버리고 싶었지만 정말로 찾아가 한마디 할지 몰라 장난인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순간 어디선가 저를 향한 시선이 느껴져 눈동자를 굴려 그 방향으로 쳐다본 뒤 바로 앞에 있는 제 누나에게 손을 올려 보호하듯 행동을 취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더위를 핑계로 다른 곳으로 가자는 제 동생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 시선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는 있지만… 지금은 남매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진 않을 뿐이었다.